제 글로 인해 나머지 학우들에게 피해가 갈지도 모르기 때문에 

이 글은 스페인어과 학생들 전체의 의견이 아니며, 단순히 저 혼자만의 생각임을 먼저 밝힙니다. 

저도 재시험에 대해 한마디만 하고 싶습니다.

요구는 길게 드리지 않겠습니다.

재시험을 보는 정확한 이유가 알고 싶습니다.

'시험지 유출 가능성이 제시되는' 이라고 하셨는데

이 단어의 선택이 학과장님의 의견인지 조교님의 의견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그런 미미한 '가능성' 이 있다는 사실만으로

한 나라의 지성을 대표하시는 교수님들께서

학기가 끝난 바로 다음 주 월요일에 

논밭으로 둘러싸인 모현 산골짜기까지 찾아오셔서 재시험을 실시하는 수고를 하실만큼

그리 경솔하고 한가로운 분들이 아니라고 저는 확신합니다.

설사 가능성이라고 해도 그 가능성은 '확신' 에 가까운 가능성이기에

재시험을 실시하겠다고 공고하셨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또한 저희도 비록 학생들이지만, 바쁘신 교수님들께서 움직이시는데 비해

저희가 각자 가지고 있는 이유가 보잘 것 없을수는 있지만

계절학기와 농촌 봉사활동 이외에도 

그런 '가능성' 이란 단어 하나만으로 그리 간단히 움직일 수 없는 상황에 처한 학우들도 있습니다.

그리고 이번에는 과 사무실에서도 중급 작문 시험지를 받아보지 못했다고 들었는데

시험지 유출이 사실이라면 과 사무실에서도 보지 못한 그 시험지에 대해

교수님이 직접 프린트 해가신 그 시험지에 대해 어떻게 유출 가능성이 제기될 수 있는지

그게 사실이라면 그 사건에 관련된 사람만 처벌하면 안되는 일인지

혹시 누구를 처벌해야 할 지도 모를 만큼 광범위하게 시험지, 혹은 문제가 퍼져버린건지

실명을 거론하지 않으셔도 좋으니, 그 일련의 과정을 알고 싶습니다.

뭔가 진실이 확실하게 밝혀지지 않은 사건에 대해서는 소문과 유언비어가 생기기 마련입니다.

지금도 곳곳에서 조그맣게 추측의 목소리들이 들려오고 있고,

잘못하면 교수님들의 명성에도 흠이 생길지 모르는 일입니다.

교수님들이나 학생들 모두를 위해서도 이것은 확실하게 밝혀주셔야 할 사실이라고 생각합니다.

재시험을 보지 말자 라고 주장하는 것이 아닙니다.

시험지가 유출됐다면, 그것은 재시험밖에는 해결 방법이 없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만,

물론 저희보다 학식과 연륜이 높으신 교수님들께서 현명한 판단 하셨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재시험을 본다면 교수님들과 더불어 저희도 그 일의 당사자가 되는 만큼, 애매한 단어로 얼버무리시지 마시고

'재시험을 보려면, 그에 합당한 이유의 제시와, 상황의 설명을 해주시지 않겠습니까'

라고 말씀드리는 것입니다.

학과장님을 비롯한 교수님들, 그리고 조교님들의 답변 기다리겠습니다.